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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제정연대 논평]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의 발언은 명백한 혐오발언이다

깡선 2025. 11. 19. 17:10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논평]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의 발언은 명백한 혐오발언이다. 

연일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의 김예지 의원을 향한 발언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박 대변인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혐오발언이라는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이 여성,장애인 정체성을 방패삼는 것을 비판했을뿐 혐오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대하여 호소하는 이들에게 과민하다거나 피해의식이라는 반응은 낯설지 않다. 장애라는 특성이 손쉽게 조롱과 모욕의 요소로 작용하는 것 또한 낯설지 않다. 장기기증법 개정안을 발의한 후 쏟아진 공격들과 관련하여 “제가 장애인이고 여성이라는 게 공격 포인트가 됐다”고 설명한 김 의원 발언은 자신의 정체성을 방패삼은 것이 아니라 이 사회에 작동하는 구조적 차별을 정확히 짚었던 것이다.

정치적 방향성에 대한 이견, 의정활동에 대한 비판에 있어 김 의원이 장애여성이라는 점이 공격당할 그 어떤 타당한 이유도 없다. 사안과 무관한 일을 특정 집단의 특징이라 낙인찍고 부정적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 바로 혐오이다. 정치인들의 이런 여성,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소수자들을 낙인찍는 혐오발언들은 삽시간에 퍼져나가고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강화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정치인의 혐오발언이 해악이 특히 심각한 이유이다. 

박 대변인은 비례대표는 각 직능을 대표하는 이들이 들어와야 하는데 장애인 할당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추후 당 비례대표 당선권에서 많다는 것이 취지였다고 해명하였다. 하지만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의견이 국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하며 소수자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입법과 정책으로 정치에 참여토록 하는 제도이다. 문화예술인이자 장애 당사자인 김예지 의원이 시민의 대표로 국회에 진출해 입법과 정책활동을 펼치는 것은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정확히 부합한다. 더군다나 박 대변인은 당선권 명부에 장애인이 과도하게 많다고 주장하지만 등록 장애인만 260만이 넘는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 권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적으면 적었지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현실이다. 비례대표제도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는 것은 박 대변인 자신이란 점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그러는 와중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자각이 전혀 없는 최악의 대처를 했다. 장동혁 당대표는 박 대변인의 사표조차 반려시켰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당내의 일을 가지고 지나치고 과도한 반응은 자제해달라며 당내에서 이미 엄중하게 질책한 사안을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의 발언은 그저 당내에서 있었던 해프닝이 아니다. 그러므로 박 대변인의 발언들은 공적인 공간에서 그저 조금 부적절한 발언들 중 하나로 지나가서는 안된다. 이에 대한 단호한 비판들과 대처, 본인의 과오를 인정한 진심 어린 사과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러한 방향으로 사태를 바로잡기는 커녕 사안을 축소하고 차별과 혐오에 대응하는데 실패했다. 박 대변인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 장동혁 당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또한 제1야당의 지도부로서 부적절한 대처와 언행에 대하여 김예지 의원과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김 의원은 박 대변인을 고소했다고 밝히며 “혐오가 아닌 존중을, 배제가 아닌 대표성과 정체성을, 낙인찍기가 아닌 다름에 대한 인정을 정치의 기본값으로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냈다. 김 의원의 입장은 공당의 정치인으로서 정치가 나아갈 방향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정치가 혐오, 배제, 낙인이 아니라면 당신들도 정치의 역할을 해야 한다. 박민영 대변인을 즉각 사퇴시키고 김예지 의원과 시민들에게 사과하라.

2025년 11월 19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