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돌봄의 가치를 정당하게!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하라!

돌봄의 가치를 정당하게!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하라!
오늘은 제18차 요양보호사의 날이다. 2008년 제도가 시행된지 18년이나되었다. 하지만 제도는 여전히 정상궤도를 찾지 못한 채 우리 사회는 속수무책으로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수많은 어르신들이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 곁에는 매일 어르신의 식사를 준비하고, 몸을 씻기고, 병원을 함께 가고, 말벗이 되어 드리며 삶을 지키는 요양보호사들이 있다. 요양보호사는 돌봄의 마지막 현장을 지키는 노동자이자 돌봄 전문가이다. 그러나 정작 요양보호사들은 제대로 된 존중도 권리 보장도 받지 못하고 있다. 국회에는 현장의 요구를 담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하지만 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채 계류되어 있을 뿐이다.
현장의 이야기는 놀라울 만큼 똑같다.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을 돌보러 갔지만 어느새 보호자를 돌보고,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고, 반려견을 돌보고, 은행 업무와 시장보기, 임대료 수금까지 하고 있다. 요양보호사의 일은 어르신 돌봄으로 한정되지만 가족들의 집안일, 사업까지 당연한 일처럼 요구받고 있다.
“사람을 돌보러 갔는데 집사처럼 일하고 있다.”
“어르신보다 반려견을 더 많이 돌본다.”
중첩된 현실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업무범위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이용자와 보호자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제도의 문제이다. 인권침해도 심각하다. 폭언과 욕설, 반말은 물론 성희롱과 성추행, 폭행까지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피해는 고스란히 참고 견디는,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요양보호사들의 몫이다.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면 돌아오는 답은 “참아라”, “잘 이야기해보라”, “그만두라”는 말뿐이었다. 민간위탁으로 운영하여 경쟁이 격화된 현실에서 기관은 이용자를 잃지 않기 위해 노동자를 희생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의 안전보다 기관 운영을 우선하는 현실 속에서 요양보호사는 착취당할 수밖에 없다. 이 구조에서는 좋은 돌봄은 불가능하다.
불안정한 노동도 심각한 문제이다. 명확한 인건비 기준이 없어 같은 기관에서도 임금이 다르고, 자신의 급여가 어떻게 계산되는지조차 알 수 없다. 표준임금체계도, 표준급여명세서도 없다. 인건비와 운영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없고, 이동시간과 초과근무는 제대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용자의 입원이나 사망, 서비스 중단만으로 일자리를 잃고 장기근속도 인정받지 못한다. 심지어 퇴직금마저 떼이는 구조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누가 돌봄노동을 오래 지속할 수 있겠는가. 이미 현장에서는 요양보호사 부족이 대두되고 있다. 젊은 요양보호사들은 현장을 떠나고, 숙련된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선택하고 있다. 제대로 된 돌봄이 제공되지 않으면 결국 어르신과 가족의 안위, 그리고 사회의 안정성이 위협당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사회적 기반이 무너지는 일이다. 좋은 돌봄은 좋은 노동조건에서만 가능하다. 요양보호사가 안전해야 돌봄도 안전하다. 요양보호사가 존중받아야 어르신도 존중받을 수 있다.
이제 국회와 정부가 답해야 한다. 요양보호사는 누군가의 가족이며, 돌봄의 최전선에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노동자이다. 현장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은 요양보호사만을 위한 법이 아니다.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의 노인 돌봄이라는 최소한의 사회적 기반을 지키는 일이다. 국회는 더 이상 법안을 방치하지 말고 조속히 심의하여 통과시켜라. 정부 역시 돌봄을 국가의 책임으로 선언했다면 돌봄노동자의 권리부터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
·국회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안을 즉각 심의·통과시켜라!
·이용자·보호자 인권교육을 강화하라!
·요양보호사 폭언·폭행·성희롱으로부터 안전할 권리를 보장하라!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업무 외 노동을 근절하라!
·적정 인건비 기준과 표준임금체계를 마련하라!
·인건비와 운영비를 분리하여 급여를 투명하게 지급하라!
·이동시간·초과근무를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라!
·장기근속 인정과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하라!
·일자리 중단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하라!
·요양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라!
·공공장기요양을 확대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라!
·장기요양위원회에 요양보호사 대표를 참여시켜라!
·좋은 돌봄을 위해 돌봄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라!
2026년 7월 1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