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고용평등상담실네트워크 기획시리즈 ②] 외부에서 함께 살피는 안전망이 필요하다
"자료 빨리 안 내면 반영 못 해"... 사내 성희롱 조사의 민낯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이를 노동청에서 직접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가 그 사실을 확인하고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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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이를 노동청에서 직접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가 그 사실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사업주에게 조사, 피해자 보호, 행위자 제재, 2차 피해 방지, 비밀 유지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직장 내 성희롱을 개인 간의 문제로 보지 않고, 사건이 발생한 조직 안에서 이를 해결하여 조직적 차원에서의 변화를 만들어내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조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피해자는 많은 일을 '실시간'으로 경험한다. 조사를 진행하는 주체가 회사이기 때문에 피해자는 회사에 피해 사실을 증명하고 그 대가로 자신의 권리를 얻어내는 듯한 모양새가 되기도 한다.
사내 조사 결과 성희롱이 인정되지 않거나, 피해자 보호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행위자에 대한 조치가 미흡하거나, 2차 피해가 방치되면 피해자는 자신이 '싸워야' 하는 대상이 회사라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는 공인노무사나 변호사 등 외부의 법률전문가에게 조사를 맡기기도 한다. 그러나 법률전문가가 조사했다는 사실만으로 조사의 전문성이 당연하게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직장 내 성희롱 조사는 법률 지식을 적용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많은 주장사실 속에서 사건의 쟁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것은 물론, 피해자의 진술을 그 맥락에서 이해하고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다시 자신의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사람처럼 취급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담 현장에서는 "신고 사실과 관계없는 내용을 계속 진술하게 했다.", "절차에 대해 질문했지만 일단 기다리라고만 했다.", "자료를 빨리 제출하지 않으면 신고인의 주장을 반영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해서 들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접한다. 물론 내담자의 이야기만으로 조사 과정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피해자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사건법률전문가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중요한 목소리인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법률전문가가 조사한 사건은 피해자가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더라도 이를 다시 검토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일정한 절차를 거쳐 법률적 판단이 이루어졌다는 외형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직장 내 성희롱 사내 조사 결과가 '정당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단순히 법률전문가가 조사했다거나 일정한 절차를 거쳤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피해자의 주장이 충분히 청취되었는지, 필요한 조사가 이루어졌는지, 판단의 근거가 합리적인지,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존중되었는지, 조사 결과에 따른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 조치가 적절했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민간고용평등상담실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용평등상담실은 피해자에게 자신의 권리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동시에, 사내 조사 과정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함께 살펴보고 기업과 조사자에게 나아가 노동청에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나아가 개별 사건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발견하여 제도와 정책의 개선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법률서비스를 시장에 맡겨놓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렵다. 시장의 법률서비스가 개별 사건의 해결을 중심으로 한다면, 고용평등상담실은 수많은 피해자의 경험을 축적하여 개별 사건을 넘어 조직과 제도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년간 고용평등상담실이 해 온 일이 바로 그것이다.
법과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를 회사와의 싸움에 홀로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사내 조사 결과의 정당성을 외부에서 함께 살펴보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독립적인 안전망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고용평등상담실이 필요한 이유이다.
[전국고용평등상담실네트워크 기획시리즈 ①]
- '43세 정년'에서 '은밀한 차별'까지… 여성 홀로 싸울 수 없다 https://omn.kr/2jj2n
사업주에게 조사, 피해자 보호, 행위자 제재, 2차 피해 방지, 비밀 유지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직장 내 성희롱을 개인 간의 문제로 보지 않고, 사건이 발생한 조직 안에서 이를 해결하여 조직적 차원에서의 변화를 만들어내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조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피해자는 많은 일을 '실시간'으로 경험한다. 조사를 진행하는 주체가 회사이기 때문에 피해자는 회사에 피해 사실을 증명하고 그 대가로 자신의 권리를 얻어내는 듯한 모양새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는 공인노무사나 변호사 등 외부의 법률전문가에게 조사를 맡기기도 한다. 그러나 법률전문가가 조사했다는 사실만으로 조사의 전문성이 당연하게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직장 내 성희롱 조사는 법률 지식을 적용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많은 주장사실 속에서 사건의 쟁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것은 물론, 피해자의 진술을 그 맥락에서 이해하고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다시 자신의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사람처럼 취급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담 현장에서는 "신고 사실과 관계없는 내용을 계속 진술하게 했다.", "절차에 대해 질문했지만 일단 기다리라고만 했다.", "자료를 빨리 제출하지 않으면 신고인의 주장을 반영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해서 들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접한다. 물론 내담자의 이야기만으로 조사 과정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피해자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사건법률전문가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중요한 목소리인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법률전문가가 조사한 사건은 피해자가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더라도 이를 다시 검토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일정한 절차를 거쳐 법률적 판단이 이루어졌다는 외형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직장 내 성희롱 사내 조사 결과가 '정당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단순히 법률전문가가 조사했다거나 일정한 절차를 거쳤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피해자의 주장이 충분히 청취되었는지, 필요한 조사가 이루어졌는지, 판단의 근거가 합리적인지,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존중되었는지, 조사 결과에 따른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 조치가 적절했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민간고용평등상담실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용평등상담실은 피해자에게 자신의 권리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동시에, 사내 조사 과정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함께 살펴보고 기업과 조사자에게 나아가 노동청에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나아가 개별 사건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발견하여 제도와 정책의 개선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법률서비스를 시장에 맡겨놓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렵다. 시장의 법률서비스가 개별 사건의 해결을 중심으로 한다면, 고용평등상담실은 수많은 피해자의 경험을 축적하여 개별 사건을 넘어 조직과 제도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년간 고용평등상담실이 해 온 일이 바로 그것이다.
법과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를 회사와의 싸움에 홀로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사내 조사 결과의 정당성을 외부에서 함께 살펴보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독립적인 안전망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고용평등상담실이 필요한 이유이다.
[전국고용평등상담실네트워크 기획시리즈 ①]
- '43세 정년'에서 '은밀한 차별'까지… 여성 홀로 싸울 수 없다 https://omn.kr/2jj2n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사)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고용평등상담실 공인노무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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