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죽음으로 요구하게 하지 말라!
- CU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며
지난 4월 20일, 우리는 또 다시 노동자의 죽음과 마주해야 했다. 그는 파업 중인 화물연대 소속의 CU 배송기사이자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었다. 노동자로서 법이 정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고 요구했을 뿐이었는데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은 자본과 이에 호응한 일방적 공권력이 결탁하여 만든 사회적 타살이다.
개정된 노조법 2,3조는 그간 원청이 내팽개쳤던 하청 노동자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여 사용주로서의 의무를 지우는 노사관계가 당연한 사회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원청과의 교섭은 이제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이다. 그러나 CU BGF는 7차례에 걸친 화물연대의 교섭 요구를 거부하고 대체 수송을 강행했다. CU BGF의 작태는 원청으로서의 책임을 해태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은 명백한 위법행위이자 반노동적 범죄였다.
그러나 사건 직후 고용노동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사안은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에 기반한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문제를 넘어선 상황으로,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분들이 단결하여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 이라고 말했다. 이는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사건의 핵심에 대한 명확한 인지조차 없다고 자백한 것에 다름아니다. 화물연대는 이미 설립된지 23년이 된 노동조합이고, 많은 판례들은 화물노동자가 노동자임을 판시하고 있다. CU 소속 배송기사들은 원청인 CU BGF의 강력한 업무지시와 통제 속에 일하고 있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격무와 과로에 시달리고 있었다. 파업의 직접적 원인은 CU BGF의 강력한 노동통제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용노동부의 발표는 CU BGF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주무부처로서의 할 일을 다 하지 않은 고용노동부의 비겁한 책임 회피이다.
사건 발생 3일차, CU BGF는 교섭에 나섰고, 고용노동부 장관은 화물연대와 면담에 응하였다. 당연한 일들이 이렇게 어렵게 시작되었다. 이 모든 과정은 한 노동자의 죽음의 무게만큼 무거워야할 것이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까지. 그리고 노동자들이 온전한 권리를 되찾을 때까지 한걸음 한걸음 세심하고 정성들여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슬픔을 넘어 분노로 연대하며 계속 지켜볼 것이다. 여성노동자들은 일터에서 차별받고 소외당하지만 하청이라는 이유로 억압받고 차별받는 화물노동자들과 함께할 것이다. 더 이상 그 누구도 일터에서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떠난 분의 평안과 명복을 빕니다.
2026년 4월 23일
한국여성노동자회, 경주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부산여성회,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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