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성차별 해소 없이 ‘저출생’ 해법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생 위기’ 담론을 이용한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 중단하라!
성평등 정책 확대하고, 총괄‧조정 기구로서의 여성가족부 권한 강화하라!
어제(5/9)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이 있었다. 지난 4월 총선을 통해 드러난 민심을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동안의 국정 운영 방향과 기조에 대한 성찰과 반성 속에서 국정을 어떻게 쇄신할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런데 기자회견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면서 추진했던 ‘여성’, ‘성평등’ 지우기,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에 대한 일말의 성찰과 반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생의 원인을 ‘우리 사회의 불필요한 과잉 경쟁’으로 진단하며 원인 개선을 위해 지방 균형발전 정책과 사회 구조개혁을 위해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은 사회부총리를 겸임하며 교육, 노동, 복지, 주거, 보건, 고용‧일자리 정책을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출생의 원인은 한국 사회에 깔려있는 장시간 노동 문화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비롯하여 성별임금격차,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 등 일하는 여성과 출산한 여성에 대한 성차별 문화, 가부장적 가족 문화와 이로 인한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 증가로 인한 시간빈곤문제 등이지 윤석열 대통령이 말한 “과잉 경쟁, 무모한 경쟁에 내몰리다보니 가정의 가치에 소홀해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저명한 인구정책 학자들’의 주장을 운운하며 “경제사회 정책뿐만 아니라 우리 의식과 삶의 문화를 바꿔 나가는 노력도 반드시 병행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저출생 문제 해결의 열쇠가 ‘성평등’이라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그리고 성차별 해소에 힘써 저출생 문제를 개선하고있는 유럽 여러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검증되었다. 그럼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필두로 한 반(反)성평등 정책의 기조에 대해 아무런 반성과 성찰 없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제시했다.
이는 저출생 문제를 협소하게 ‘인구 문제’로 치환하고,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출산’과 ‘양육’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무엇이 저출생 문제의 핵심이자 본질인지 전혀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낼 뿐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여전히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결국 ‘여성가족부’ 자리에 성평등 관점 없는 ‘저출생대응기획부’를 놓겠다는 것이고, ‘저출생 위기’ 담론에 이용해 ‘여성가족부 폐지’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선전포고일 뿐이다.
강조하건대 성평등 관점 없는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은 저출생 문제에 대한 적절한 진단도, 올바른 해결책도 아니다. 제22대 총선이 끝난 직후 여성주권자들은 저출생, 빈곤, 돌봄 격차, 저임금 장시간 노동 등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복합적 문제들의 기저에는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이 자리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우리 사회 전반에 뿌리깊게 자리한 남성 생계부양자-여성 돌봄전담자 이데올로기를 넘어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함을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모든 시민이 노동자-시민-돌봄자로서의 다중 정체성을 지닌 개별자로서 존중받는 사회로의 전환 없이 ‘저출생’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 여성 권리의 제한을 통해 가능했던 과거의 인구정책은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소외된 저출생대응정책은 단언코 실패할 것이며 여성을 출산과 양육의 도구로 취급하는 관점은 폐기되어야 한다. 성평등 관점을 바탕으로 구조적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성평등 정책을 적극 수립해야 하고,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여성가족부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생 위기’ 담론을 핑계로 한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를 중단하라!
구조적 성차별 해소 없이 ‘저출생’ 해법 없다. 성평등 정책 확대하고, 총괄‧조정 기구로서의 여성가족부 권한 강화하라!
2024년 5월 10일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전국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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