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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중앙성별영향평가위원회 비상설화 추진 즉각 중단하라!성평등 정책 후퇴, 국민생활안전정책 축소 획책을 당장 멈추라!국가 성평등 정책 추진기반 강화하라!

by 안산여노 2024. 10. 15.

[공동성명]

중앙성별영향평가위원회 비상설화 추진 즉각 중단하라!

성평등 정책 후퇴, 국민생활안전정책 축소 획책을 당장 멈추라!

국가 성평등 정책 추진기반 강화하라!

 

지난 9월 6일 여성가족부는 「성별영향평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 예고 했다. 「성별영향평가법」 제13조의 중앙성별영향평가위원회의 설치 및 기능에 관한 조항을 개정하려는 것으로, 현행 상설위원회를 ‘필요한 경우 구성·운영할 수’ 있는 비상설위원회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여기에 “여성가족부장관이 중앙운영위원회 구성 목적을 달성하였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중앙위원회를 해산할 수 있다”는 신설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정부는 2022년 9월에도 같은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당시에도 성평등 후퇴 정책이라는 비판을 야기했던 안으로, 21대 국회 회기만료로 폐기되었던 안이다. 이를 그대로 재입법 예고한 것이다.

 

중앙성별영향평가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성별영향평가의 운영과 도출된 개선조치에 대한 권고사항 등을 심의·조정하는 전문성을 갖춘 심의기구다. 위원회를 비상설화한다는 개정안은 효율적 행정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성평등정책을 퇴행시키는 조치다. 위원회의 기능을 약화 또는 무력화시킴으로서 사실상 위원회를 폐지하려는 수순으로 읽힌다.

 

성별영향평가는 2005년부터 시행되어 2011년 법체계를 갖추고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제도다. 정부 정책의 젠더 관련성과 성차별 발생 원인 등을 체계적·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합리적 개선조치를 도출하는 성주류화 전략의 중요한 추진도구다. 성별영향평가는 국가와 지자체, 성인지 예산서 및 성인지 기금운용계획서 작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위원회는 성별영향평가의 심의조정, 특정성별영향평가의 정책 개선을 권고하는 등 성주류화 정책의 실질적 추진을 위한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위원회가 권고하는 정책 개선사항은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의 업무와도 관련되어 있다. 위원회의 기능이 국가 정책과 지자체 성별영향평가제도 및 성평등 정책 추진 체계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을 고려할 때 결코 가볍게 여길 기구가 아니다.

 

국가 성평등 수준 향상은 근래 몇 년 동안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현상에 대한 해법의 출발선이라는 데에 국내외 전문가들 간의 의견이 모아진다. 상황이 이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라며 호들갑떨면서도, 정작 성평등 추진 정책 행정기구를 폐쇄하거나 약화시키는 행보에 거리낌이 없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년간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면서 여성정책, 성평등 정책을 축소하고 무시하는 기조로 일관하였다. 여성가족부 장관 공석을 8개월이 되도록 두고 있으면서, 성평등 정책 추진 기구 축소와 폐지에는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정책의 성평등 효과를 측정하고 개선하는 주요 정책기구로서의 위원회를 슬그머니 폐쇄하겠다는 개정안을 버젓이 내미는 여성가족부의 무능함과 뻔뻔함은 윤석열 정부의 성평등 정책에 대한 무시와 민감성 결여의 단면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어떤 잣대로 판단한다 해도 성평등 정책 부처 소관 주요 상설기구의 기능을 축소·폐지한다는 개정안은 성평등 정책 추진을 억제하고 후퇴하겠다는 개악안이다. 정부는 성차별로 인해 발생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직시하지 못하고 위원회의 비상설화를 추진하면서 무력화를 시도하는 무도한 행위를 즉각 멈추라.

 

우리나라는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하는 성격차 지수에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의 심각성은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의 ‘딥페이크 성착취’ 문제는 모든 여성의 안전과 존엄을 위협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성평등은 사회안정과 지속가능성의 주요 척도로 호명되지 못한다. 지난 선거에서는 성평등이 성별 이해관계 갈등인 것으로 호도되어 성별 표 갈라치기로 악용되었다. 심지어 현 정부는 성별 고정관념과 착취를 근절해야 할 국가의 기본 책무를 방기하고 선거용으로 내세웠던 시대착오적 공약을 앞세워 성평등정책 추진기반을 무력화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이라도 성차별과 착취로 인한 디스토피아적 현실을 직시하고, 성평등하고 안전한 사회구현 책무를 무겁게 받아 안아야 한다. 약화되고 무능해진 여성가족부를 보강하고 성평등 정책 정부 추진 기반을 확장·강화해야 한다.

 

성평등 추진 기구의 비상설화를 통해 성평등 정책을 축소하고 폐지하려는 시도는 ‘효율적 행정’ 운영이 아니라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반국가 행위다. 당장 중단하라. 「성별영향평가법」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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