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기자회견문]
[여성살해 및 여성폭력 종합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신고 후에도 피살당한 여성들, 여성에게 국가의 기능은 상실되었다
7월 29일, 대전의 주택가에서 30대 여성이 이미 폭행 등으로 4차례나 신고했음에도 끝내 전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당했다. 7월 28일, 전 연인에게 스토킹을 당하던 20대 여성은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가 이뤄졌음에도 울산 소재 직장에서 피해를 입어 중태에 빠졌다. 7월 26일, 의정부 용현동 소재의 일터에서 홀로 근무하고 있던 50대 여성이 직장 동료였던 스토킹 가해자에 의해 살해되었다. 지난 달에는 대구와 부평, 두 달 전에는 동탄에서까지 여성들이 끊임없이 살해당했다는 참담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한 해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뻔한 여성은 최소 374명, 주변인까지 포함하면 피해자는 650명에 이른다. 너무 많은 죽음은 이제 일상이 된 듯 국가는 아무런 사과도, 응답도 없다.
반복되는 여성 살해는 개인의 불운이 아닌, 명백한 국가와 제도의 실패다. 수사기관은 ‘피해자가 원치 않았다’는 이유로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고, 검찰과 법원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실질적으로 격리할 수 있는 유치·감호(잠정조치 4호, 임시조치 5호)와 구속에는 너무나 미온적이다.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데이트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률 개정과 수없이 실패해 온 가정폭력처벌법과 스토킹처벌법을 개정하지 않는 국회, 아무런 대책도 발표하지 않은 정부까지 총체적인 책임 방기 사태다. 국민 생명권 보장이라는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왜 여성 시민에게는 작동하지 않는가. 한 해에만 650명, 매일 같이 이어지는 여성들의 죽음은 국가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가.
가정폭력처벌법을 개정하여 데이트폭력 등을 포괄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 처벌을 피해자의 의사에 맡기지 말라. 가정폭력처벌법과 강간죄를 개정하여 가해자 처벌에 수사기관의 편견이 최소화되도록 하라.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의 위험성을 판별하지 못하는 수사·사법 기관을 개혁하라. 위험성을 판별할 능력이 없다면 모든 여성폭력 사건을 입건하고 가해자를 격리하는 ‘의무체포주의’를 도입하라.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고 제대로 모니터링조차 되지 않는 현행 피해자 보호조치의 패러다임을 바꿔라. 예산을 투입하고 관련 부처와 기관에 필요한 권한을 부여하라. 모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관련자에게 이 죽음의 책임을 물으라. 여성폭력의 원인이 되는 성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라.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시민들이 제안해 온 해묵은 과제들을, 이제는 반드시 시행하라.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 여성폭력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즉각 실행하라.
늦어도 너무 늦었다. 우리는 여성폭력에 동조하고 여성 살해를 방기하는 국가를 더는 지켜볼 수 없다. 우리는 단 한 명의 여성도 잃지 않는 날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5년 7월 31일
여성폭력 엄중 대응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일동
가족과성건강 아동청소년상담소,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공폐단단(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외치는 단단한 사람들의 모임), 기독여민회, 김해여성회, 노원여성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대구여성회,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광장, 대구여성인권센터, 대구여성장애인연대, 대구풀뿌리여성연대, 경주여성노동자회, 포항여성회, 함께하는 주부모임, 이주와 가치),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지역 성매매경험당사자 자조모임 하쿠나마타타, 동서울여성회,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불꽃페미액션, 사단법인 디딤장애인성인권지원센터,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서울여성회,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광주여성의전화 부설 한올지기,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대구여성인권센터, 목포여성인권지원센터 디딤, 새움터, 수원여성인권 돋음,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여성인권 티움, 인권희망 강강술래,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제주여성인권연대, 충북여성인권), 수원여성회, 여성폭력통합지원상담소연대, 영등포여성회,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전국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전국여성연대, 창원여성살림공동체, 포항여성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강릉여성의전화, 강화여성의전화, 광명여성의전화, 광주여성의전화, 군산여성의전화, 김포여성의전화, 김해여성의전화, 대구여성의전화, 목포여성의전화, 부산여성의전화, 부천여성의전화,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성남여성의전화, 수원여성의전화, 시흥여성의전화, 안양여성의전화, 영광여성의전화, 울산여성의전화, 익산여성의전화, 전주여성의전화, 진해여성의전화, 창원여성의전화, 천안여성의전화, 청주여성의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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