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육아휴직 급여 최대 100만 원 인상, 대체인력 지원금 40만 원 인상, 육아휴직 업무분담지원금 신설(20만 원) 등 제도적 장치를 확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업무분담지원금'이다. 이 제도를 보며 오래전 지인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미혼이 대부분인 부서에 처음으로 결혼을 한 B씨는 출산 후 육아휴직 사용 여부를 두고 관리부와 면담했지만 돌아온 답은 "육아휴직 사용하면 누가 일해?", "아이 낳고 다닐 수 있어?"라는 되물음이었다고 한다.
그 말을 전해들은 선배 A씨는 가슴 속에서 뭔가가 솟구치며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B씨에게 "걱정 말고 육아휴직 사용해라, 내가 있지 않느냐"며 큰소리를 쳤다. 우여곡절 끝에 후배는 출산 후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되었지만, 이후 A씨는 그 말을 책임지느라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야 했다. 그나마 A씨의 어려움을 안 상사가 약간의 급여를 더 받게 해주었는데 아마도 지금의 업무분담지원금 같은 것이었으리라. 그러나 A씨는 그 시기 내내 막연한 원망을 품었고, 복귀한 후배를 반갑게 맞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업무분담지원금 목적은 동료의 부담을 덜고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이다. 하지만 동료 개개인에게 과중되는 부담이 클 수 있고 대체인력을 채용하지 않고 기존 직원들에게 과중한 업무를 맡기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인력 구조가 열악한 중소기업일수록 업무 과중으로 인해 노동환경이 악화되기 쉽다. 결과적으로 육아휴직 사용자가 동료에게 '부담을 주는 존재'로 비춰지는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대체인력을 채용하지 않겠다며 육아휴직 사용하지 말라'고 압박하는 사업주
💜기사전문보기 : https://omn.kr/2djz2
※ 평등의전화 : 여성노동전문상담실
여성노동자회 산하 전국 11개 평등의전화에서는 근로조건, 직장 내 성차별, 성희롱, 모성권 침해, 직장 내 괴롭힘 등 여성 노동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번호를 이용하면 전국 어디서 전화를 해도 가장 가까운 지역 상담실로 연결되어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 대표번호 1670-1611
'활동 > 보도자료, 성명, 논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자회견문] 여성노동자가 바라는 성평등노동정책 5대 요구안 (4) | 2025.05.27 |
---|---|
여성노동상담실<평등의전화>상담사례로 살펴본 여성노동자의 현실 [5화] 성차별이지만 다시 심사하라? 차별해소하지 못한 구제명령 (1) | 2025.05.20 |
여성노동상담실<평등의전화>상담사례로 살펴본 여성노동자의 현실 [3화] 성차별 조직문화에 맞선 외침, 그러나 돌아온 건 해고 였다 (0) | 2025.05.20 |
[공동성명]여성주권자는 성평등한 사회를, 성평등한 일터를, 성평등한 삶을 원한다성평등 방향성 없는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분노한다 (3) | 2025.05.13 |
[공동성명] ‘빛의 혁명’을 만든 여성 주권자들, 이제는 성평등 민주주의다.대선 후보는 여성 주권자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1) | 2025.05.13 |
댓글